주말에 랠리를 두 시간 가까이 치고 난 다음 날, 문고리를 돌려 보시잖아요. 그 순간 손목 새끼손가락 쪽이 찌릿하면 하루 내내 신경이 쓰일 거예요. 라켓을 바꾼 것도 아닌데, 왜 이번엔 손목이 이렇게 오래 시큰할까요?
그 답은 대개 <strong>아픈 위치</strong>에 있습니다. 같은 테니스 손목 통증이라도 새끼손가락 쪽인지, 엄지 쪽인지, 저림이 같이 오는지에 따라 짐작되는 원인이 달라집니다.
테니스를 치면 왜 하필 손목이 아플까요?
테니스 손목 통증은 공을 맞히는 순간의 충격과 손목 비틀기가 수없이 반복되면서 생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손목은 작은 뼈 8개와 여러 힘줄이 좁은 공간에 모인 관절입니다. 같은 방향의 부담이 쌓이면 힘줄과 연골이 먼저 신호를 보냅니다.
테니스 부상 연구들을 모아 분석한 Pluim 등의 2006년 리뷰(PubMed)를 보면, 팔·어깨·손목을 포함한 상지 부상이 전체의 약 20-49%로 보고됐습니다. 범위가 넓은 것은 연구마다 선수 수준과 조사 방식이 달랐기 때문입니다.
손목에 부담이 몰리는 장면은 대체로 정해져 있습니다.
- 탑스핀 포핸드: 라켓을 아래에서 위로 감아올리며 손목이 새끼손가락 쪽으로 꺾입니다.
- 투핸드 백핸드: 주로 쓰지 않는 손의 손목이 공을 밀어내며 강하게 젖혀집니다.
- 늦은 타점: 몸 앞에서 맞히지 못하면 팔 대신 손목이 충격을 받아냅니다.
손목과 함께 팔꿈치 바깥까지 당긴다면 이어진 근육의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테니스 엘보 원인
그렇다면 지금 내 손목은 정확히 어디가 아픈 걸까요? 위치부터 짚어 보겠습니다.
아픈 곳이 새끼손가락 쪽인가요, 엄지 쪽인가요?
손등을 위로 두고 보면 손목 통증은 새끼손가락 쪽(척측), 엄지 쪽(요측), 손등 가운데로 나눠 볼 수 있습니다. 테니스에서는 새끼손가락 쪽 통증이 흔한 편입니다. 위치마다 먼저 떠올릴 구조가 다릅니다.
| 아픈 위치 | 주로 아픈 순간 | 짐작해 볼 수 있는 원인 |
|---|---|---|
| 새끼손가락 쪽 손등 | 탑스핀, 투핸드 백핸드 | 척측수근신근 힘줄 문제 |
| 새끼손가락 쪽 깊은 곳 | 문고리 돌리기, 바닥 짚기 | 삼각섬유연골복합체 손상 |
| 엄지 쪽 | 슬라이스, 발리, 엄지로 집기 | 드퀘르뱅 건초염 |
| 엄지 아래 움푹한 곳 | 넘어지며 손을 짚은 뒤 | 주상골 골절 가능성 |
| 손바닥 쪽과 손가락 저림 | 밤이나 아침에 손이 저릴 때 | 손목터널증후군 |
그립 방식도 아픈 쪽과 관련이 있습니다. 테니스 동호인 손목 부상을 분석한 2009년 연구(PubMed)에서는 세미웨스턴·웨스턴 그립이 새끼손가락 쪽 부상과, 이스턴 그립이 엄지 쪽 부상과 연관이 있었다고 보고했습니다.
새끼손가락 쪽이 아프다면, 그 안에서도 두 갈래로 나뉩니다.
새끼손가락 쪽이 시큰하면 어떤 원인을 생각할 수 있나요?
대표적인 원인은 두 가지입니다. 척측수근신근(손목을 새끼손가락 쪽으로 당기고 젖히는 근육)의 힘줄 문제, 그리고 삼각섬유연골복합체(손목 바깥쪽에서 쿠션 역할을 하는 연골·인대 묶음) 손상입니다. 둘 다 손목을 비틀 때 아프지만 통증의 깊이가 조금 다릅니다.
척측수근신근 힘줄 문제(건병증)
- 손등 쪽 새끼손가락 라인을 따라 길게 아픈 경우가 많습니다.
- 투핸드 백핸드를 치는 분은 주로 쓰지 않는 손에서 자주 나타납니다.
- 힘줄이 제자리 홈에서 미끄러지며 딸깍 걸리는 느낌이 함께 오기도 합니다.
삼각섬유연골복합체(TFCC) 손상
- 손목 바깥쪽 깊은 곳이 쑤시듯 아픈 경우가 많습니다.
- 문고리를 돌리거나 바닥을 짚고 일어설 때 통증이 커집니다.
- 반복된 비틀림뿐 아니라 한 번의 강한 충격으로도 생길 수 있습니다.
두 구조는 겉으로 구분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통증이 2-3주 넘게 같은 자리에 남으면 초음파나 자기공명영상(MRI) 같은 영상검사로 확인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반대로 엄지 쪽이 아프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엄지 쪽 통증은 무엇이 원인일 수 있나요?
엄지 쪽 손목 통증은 드퀘르뱅 건초염(엄지를 움직이는 두 힘줄과 그 통로가 붓는 상태)이 대표적입니다. 슬라이스나 발리처럼 손목을 엄지 쪽으로 세우는 동작이 많을 때 부담이 커질 수 있습니다. 그립을 엄지로 세게 누르는 습관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미국정형외과학회(AAOS) 환자용 자료는 드퀘르뱅 건초염을 엄지 쪽 손목의 두 힘줄이 지나는 통로가 붓고 좁아져, 엄지를 움직이거나 물건을 쥘 때 아픈 상태로 설명합니다.
스스로 살펴볼 수 있는 동작도 있습니다. 엄지를 손바닥 안에 넣고 가볍게 주먹을 쥡니다. 손목을 새끼손가락 쪽으로 천천히 기울였을 때 엄지 쪽이 날카롭게 아프면 이 힘줄 문제를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핑켈스타인 검사). 통증이 강하면 그 자리에서 멈추셔야 합니다.
따로 봐야 할 경우가 하나 있습니다. 넘어지며 손바닥을 짚은 뒤 엄지 아래 움푹한 곳이 아프다면 주상골(손목뼈 중 하나) 골절 가능성을 생각해야 합니다. 주상골 골절은 첫 엑스레이에서 잘 보이지 않기도 해서, 단순 삔 것으로 여겨지는 사례가 있습니다.
위치만큼 중요한 단서가 하나 더 있습니다. 라켓과 스윙입니다.
라켓과 스윙 습관도 손목 통증의 이유가 되나요?
그렇습니다. 늦은 타점, 손목만으로 감아올리는 스윙, 너무 꽉 쥔 그립은 충격을 팔 전체가 아닌 손목 한 곳에 몰아줍니다. 손에 맞지 않는 그립 굵기나 갑자기 높인 줄 장력도 손목 부담을 더할 수 있습니다.
최근 달라진 점이 있는지 살펴보세요.
- ☑ 최근 라켓이나 줄을 바꿨다
- ☑ 줄 장력을 이전보다 올렸다
- ☑ 주 1회 치다가 주 3회로 늘렸다(운동량 3배)
- ☑ 탑스핀이나 새 그립을 익히는 중이다
- ☑ 공을 맞힐 때 손에 힘이 잔뜩 들어간다
두세 개가 겹친다면, 손목이 바뀐 부담에 아직 적응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통증 자체보다 그 변화가 실마리일 때가 많습니다.
그런데 아픈 것을 넘어 손이 저리다면, 힘줄보다 신경 쪽을 먼저 봐야 합니다.
손이 저리기까지 하면 다른 문제일까요?
저림은 힘줄보다 신경 쪽 신호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엄지·검지·중지가 저리고 밤에 심해지면 손목터널증후군을, 새끼손가락과 약지가 저리면 척골신경 문제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목에서 내려오는 신경 문제와도 구분이 필요합니다.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은 손목터널증후군을 손목 안쪽 통로에서 정중신경이 눌려 손가락 저림과 통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안내합니다.
손목터널증후군(질병코드 G56.0)으로 진료받은 인원 같은 통계 자료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건의료빅데이터개방시스템에서 연도별로 직접 조회할 수 있습니다. 2026년 10월 현재도 질병코드만 넣으면 확인됩니다.
어느 손가락이 저린지에 따라 의심되는 부위가 달라집니다. 손가락별 팔 손 저림 원인
그렇다면 어디까지가 쉬면서 지켜볼 일이고, 어디부터는 아닐까요?
어떤 신호가 보이면 쉬는 것만으로 부족할까요?
넘어진 뒤 붓고 멍이 들었거나, 손목 모양이 달라졌거나, 힘이 빠져 라켓을 놓친다면 쉬는 것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병원 영상검사로 뼈와 연골 상태를 먼저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 이런 신호가 있다면 | 필요할 수 있는 것 |
|---|---|
| 손목 모양 변형, 심한 붓기, 손 감각 둔해짐 | 응급실 내원이 우선입니다 |
| 넘어진 뒤 엄지 아래 움푹한 곳 통증 | 엑스레이 등 병원 영상검사 |
| 1-2주 쉬어도 같은 자리 통증이 그대로 | 의료기관 진료 |
| 밤에 손이 저려 깸, 쥐는 힘이 약해짐 | 신경 압박 여부 확인 |
가벼운 단계라면 운동 직후 열감이 있는 자리에 15분 안팎 냉찜질을 하고, 아픈 샷을 잠시 쉬는 것으로 부담이 줄어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소염진통제나 파스는 약사·의사 안내에 따라 쓰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통증을 가린 채 다시 경기에 나서면 힘줄 회복이 늦어질 수 있습니다.
한의학에서는 테니스 손목 통증을 어떻게 바라보나요?
한의학에서는 반복해서 쓴 힘줄과 근육이 상한 상태를 상근(傷筋, 근육·힘줄의 손상)으로 봅니다. 통증 위치, 붓기와 열감, 아픈 동작을 함께 살펴 상태를 나눕니다. 다만 골절이나 인대 파열이 의심되면 영상검사가 먼저입니다.
한의 의료기관에서는 근골격계 통증에 침, 뜸, 부항, 추나요법(손으로 관절과 근육의 정렬을 바로잡는 수기 시술) 등을 활용합니다. 한의 진료 전반에 관한 공식 정보는 대한한의사협회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제가 손목 통증을 볼 때 먼저 여쭤보는 것은 세 가지입니다. 어느 쪽이 아픈지, 어떤 샷에서 아픈지, 언제부터 그런지입니다. 같은 손목 통증이라도 이 세 답에 따라 살펴볼 방향이 달라집니다.
다음 경기 전에 무엇을 적어 두면 좋을까요?
통증 위치, 아픈 샷, 시작 시점, 최근 바뀐 장비나 운동량 네 가지를 적어 두면 원인을 좁히는 단서가 됩니다. 아픈 동안 강한 탑스핀과 투핸드 백핸드를 잠시 줄이면 손목에 쌓이는 부담을 덜 수 있습니다.
- 위치: 새끼손가락 쪽, 엄지 쪽, 손등 가운데 중 어디인지
- 샷: 포핸드, 백핸드, 서브, 발리 중 어느 때 아픈지
- 시점: 경기 중인지, 다음 날 아침인지, 며칠째인지
- 변화: 최근 라켓·줄·그립·운동 횟수를 바꿨는지
이 가운데 몇 가지라도 적어 두시면, 제가 손목 상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통증이 가라앉은 뒤 손목을 덜 쓰는 스윙과 준비운동을 익혀 두는 것도 재발을 줄이는 길입니다.
손목은 아픈 위치를 알게 된 순간부터 더 잘 아낄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