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마다 체중계에 올라가 보시잖아요. 식단도, 걷는 시간도 그대로인데 숫자는 3주째 제자리입니다. 처음 두 달 동안 잘 빠졌던 기억이 있으면 더 그렇고요. 이쯤 되면 약 이야기가 자꾸 눈에 들어올 거예요.
"지금 약을 쓰면 다시 빠질까, 몸만 상하는 건 아닐까?"
이 질문에 답하려면 약마다 무엇을 건드리는지부터 나눠 봐야 합니다.
정체기를 풀어 주는 약이 따로 있나요?
정체기만을 위해 허가된 약은 없습니다. 국내 비만 치료제는 '비만'이라는 진단 기준에 맞춰 허가됩니다. 그래서 감량이 멈췄다는 사실보다 지금의 체질량지수(BMI)와 동반 질환이 처방 여부를 가릅니다.
대한비만학회 기준으로 한국인은 BMI 25 이상을 비만으로 봅니다. 질병관리청 국민건강영양조사 통계를 보면 성인 셋 중 한 명 이상이 이 범위에 듭니다. 다만 개별 약의 허가 범위는 이보다 좁은 경우가 많습니다.
GLP-1 계열 주사는 대체로 BMI 30 이상인 성인이 대상입니다. BMI 27 이상이면서 고혈압·당뇨병 같은 동반 질환이 있어도 해당합니다. 약마다 허가 범위는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안전나라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정체 자체는 몸의 정상 반응에 가깝습니다. 체중이 줄면 몸이 하루에 쓰는 에너지도 함께 줄어듭니다. 이를 적응성 열생성이라 부릅니다. 체중 감소에 맞춰 에너지 소비가 줄어드는 현상으로, 여러 연구에서 보고되었습니다. 다이어트 정체기 원인
처방 대상에 해당한다면, 그다음 선택지는 성격이 꽤 제각각입니다.
처방 비만약 4가지는 무엇이 다른가요?
국내 비만 처방약은 작용 방식에 따라 크게 넷으로 나뉩니다. 식욕억제제, GLP-1 계열 주사, 지방 흡수 억제제, 날트렉손·부프로피온 복합제입니다. 작용하는 자리가 다르니 감량 폭과 부작용도 다릅니다.
| 계열 | 대표 성분 | 작용 방식 | 흔한 부작용 | 사용 기준 |
|---|---|---|---|---|
| 식욕억제제(향정신성) | 펜터민, 펜디메트라진 | 중추신경을 자극해 식욕을 낮춤 | 불면, 입마름, 두근거림, 혈압 상승 | 4주 이내, 최대 3개월 |
| GLP-1 계열 주사 | 리라글루타이드, 세마글루타이드 | 포만감을 높이고 위 배출을 늦춤 | 메스꺼움, 구토, 설사, 변비 | 장기 체중 관리 목적 |
| 지방 흡수 억제제 | 오르리스타트 | 섭취 지방의 약 30% 흡수를 막음 | 기름 섞인 변, 지용성 비타민 감소 | 식사와 함께 복용 |
| 복합제 | 날트렉손·부프로피온 | 식욕과 보상 회로를 조절 | 메스꺼움, 두통, 불면 | 경련 병력이 있으면 금기 |
티르제파타이드는 GIP와 GLP-1 수용체에 함께 작용하는 주사입니다. 보통 GLP-1 계열과 같은 범주로 묶어 설명합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마약류 식욕억제제 안전사용 기준」: 4주 이내 처방을 원칙으로 하고, 총 투여 기간은 3개월을 넘기지 않으며, 두 가지 이상을 함께 쓰지 않습니다.
임상시험에서 확인된 감량 폭
| 성분(연구) | 기간 | 평균 감량 | 위약군 |
|---|---|---|---|
| 리라글루타이드 3.0mg (SCALE, 2015년) | 56주 | 8.0% | 2.6% |
| 세마글루타이드 2.4mg (STEP 1, 2021년) | 68주 | 14.9% | 2.4% |
| 티르제파타이드 15mg (SURMOUNT-1, 2022년) | 72주 | 20.9% | 3.1% |
원문은 PubMed에서 볼 수 있습니다. 세 연구 모두 식사·운동 상담을 함께 진행한 평균값입니다. 개인차가 크고, 정체기에 들어선 뒤 약을 시작한 사람만 따로 분석한 자료도 아닙니다. 이 수치를 내 결과로 옮겨 읽지 않는 편이 안전합니다.
숫자만 보면 주사 쪽으로 마음이 기울 수 있습니다.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약을 끊으면 정체기 전으로 돌아가나요?
약으로 줄인 체중은 중단 뒤 다시 늘 수 있습니다. STEP 1 연장 연구(2022년)에서는 세마글루타이드를 끊고 1년이 지나자 줄었던 체중의 약 3분의 2가 돌아왔습니다. 약을 고를 때 '언제, 어떻게 마칠지'까지 정해 두는 이유입니다.
연장 연구 원문은 PubMed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줄어드는 것이 지방만은 아닙니다
STEP 1의 체성분 하위분석에서는 감량분의 약 40%가 근육 등 제지방량이었습니다. 제지방량이 줄면 기초대사량도 함께 낮아질 수 있습니다. 약을 쓰는 동안 근력 운동과 단백질 섭취를 챙기라는 권고가 붙는 배경입니다.
세계보건기구는 성인에게 주 150-300분의 중강도 신체활동을 권고합니다. 근력 운동은 주 2일 이상입니다. 다이어트 근손실 예방
대한비만학회 비만 진료지침은 약물치료를 식사·운동·행동 치료와 함께 쓰는 보조 수단으로 다룹니다.
그렇다면 한약은 이 그림에서 어느 자리에 있을까요?
다이어트 한약은 정체기에 무엇을 살피나요?
한약은 체중 숫자보다 정체기를 버티기 어렵게 만드는 몸 상태를 함께 봅니다. 식욕, 붓기, 소화, 수면이 대표적입니다. 이런 상태를 조절해 감량을 이어 가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 한의학의 접근입니다.
한약 처방을 검토할 때 저는 네 가지를 먼저 여쭙니다. 지금 복용 중인 약, 잠의 상태, 맥박과 혈압 변화, 예전에 먹었던 다이어트약과 그때의 반응입니다.
마황이 들어간 처방
마황(麻黃)은 에페드린 계열 성분을 지닌 한약재입니다. 식욕을 낮추고 에너지 소비를 늘리는 작용이 알려져 있습니다. 대신 두근거림, 불면, 혈압 상승, 소화 불편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고혈압·심장 질환·갑상선기능항진증이 있으면 사용을 피하는 쪽으로 판단합니다. 임신·수유 중일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한약재 기초 정보는 한국한의학연구원에서 볼 수 있습니다.
복용 첫 1-2주에는 맥박과 잠의 변화를 적어 두면 좋습니다. 이상 반응을 일찍 알아차리는 데 도움이 됩니다.
마황 없이 짜는 처방
모든 다이어트 한약에 마황이 들어가지는 않습니다. 변증(辨證, 증상 묶음으로 몸 상태를 판단하는 과정)에 따라 구성이 달라집니다.
습담(濕痰, 몸에 정체된 수분·노폐물을 이르는 한의학 개념)을 살피는 처방이 그 예입니다. 비위(脾胃, 소화 기능 계통)가 약한 상태를 함께 보기도 합니다. 붓기나 소화 불편이 정체기와 겹친 경우에 고려되는 방식입니다.
비용과 보험 처리
비만 치료 목적의 한약은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입니다. 비만 처방약도 대부분 비급여라 약값 전액을 본인이 냅니다. 비용은 처방 구성·용량·기간에 따라 기관마다 차이가 큽니다. 비급여 가격 공개 제도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안내합니다. 체질별 다이어트 한약
약을 고르기 전에 먼저 걸러야 할 신호도 있습니다.
어떤 신호면 약보다 원인 확인이 먼저일까요?
정체기처럼 보여도 다른 질환이 숨어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아래 신호가 있다면 약을 고르기보다 원인 확인이 먼저일 수 있습니다. 가슴 통증이나 숨참이 갑자기 생기면 응급실 진료가 우선입니다.
- 식사량이 그대로인데 붓기·피로·추위 타는 증상이 함께 늘어남
- GLP-1 주사 중 등까지 뻗치는 심한 복통이 이어짐
- 약 복용 뒤 쉬어도 가라앉지 않는 두근거림이나 불면
- 해외 직구 제품을 먹은 뒤 생긴 이상 증상
이런 증상이 지속·악화되면 의료기관 진료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갑상선기능저하증 같은 질환 정보는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에 정리되어 있습니다.
해외 직구 제품은 한 번 더 짚어 두겠습니다. 시부트라민은 심혈관 위험 때문에 2010년 국내 판매가 중지된 성분입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해외 직구 다이어트 제품에서 이런 금지 성분이 검출될 수 있다며 주의를 안내해 왔습니다.
약을 정하기 전에 무엇을 정리해 두면 좋을까요?
앞에서 먼저 여쭙는다고 말씀드린 네 가지에 BMI를 더했습니다. 기록이 정확할수록 어떤 약이 몸에 맞지 않는지 가려내기 쉽습니다.
- 현재 키와 체중, 이를 바탕으로 계산한 BMI
- 지금 복용 중인 약(건강기능식품 포함)
- 최근 한 달의 잠 상태
- 집에서 잰 맥박·혈압 기록
- 예전에 먹었던 다이어트약과 그때의 반응
이 가운데 몇 가지라도 알고 계시면, 제가 몸 상태를 더 깊이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정체기는 몸이 줄어든 체중에 맞춰 셈을 다시 하는 시기입니다. 약은 그 셈에 끼어드는 여러 수단 가운데 하나입니다. 어떤 수단을 고르든, 시작할 때 마치는 방법까지 함께 그려 두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