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가 난 교차로를 지날 때면 핸들을 쥔 손에 힘부터 들어가시잖아요. 밤에 급정거 소리에 깨는 날이 이어지면 더 그렇고요. 몸의 통증은 조금씩 가라앉는데, 마음은 그날에 멈춰 있는 것처럼 느껴질 거예요. 보험사에서 4주가 지나면 진단서가 필요하다는 연락까지 오면 더 막막하죠. 이렇게 잠 못 드는 것도 서류에 남길 수 있을까요?
"통증보다 잠을 못 자는 게 더 힘든데, 이것도 진단서가 되나요?"
답은 '됩니다'입니다. 다만 어떤 서류를 언제, 어디에 내느냐에 따라 비용과 순서가 달라집니다.
교통사고 트라우마도 진단서에 적을 수 있나요?
적을 수 있습니다. 의료법 제17조는 직접 진찰한 의사·치과의사·한의사가 진단서를 작성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사고 뒤 불안, 불면, 두근거림도 진찰로 확인되면 진단서의 근거가 됩니다. 진단명과 서류 종류는 진찰한 의료인이 판단합니다.
의료법 제17조 제1항 요지: 의료업에 종사하고 직접 진찰하거나 검안한 의사·치과의사·한의사가 아니면 진단서·검안서·증명서를 작성해 환자에게 내주지 못한다.
진단명은 언제부터 붙을 수 있나요?
미국정신의학회 진단 기준(DSM-5)에서 외상후 스트레스장애는 증상이 1개월 넘게 이어질 때 진단합니다. 사고 후 3일부터 1개월 사이의 증상은 급성 스트레스장애로 따로 구분합니다. 진단서에는 통계청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KCD) 코드가 들어갑니다. 외상후 스트레스장애의 코드는 F43.1입니다.
이런 정신과적 진단명은 대개 정신건강의학과에서 면담과 심리검사를 거쳐 붙습니다. 한의원 진단서는 진찰한 범위의 증상과 한방 진단을 바탕으로 작성됩니다. 놀란 뒤 가슴이 쿵쾅거리는 상태를 한의학에서는 경계(驚悸, 놀람 뒤 두근거림)라고 부릅니다. 어느 쪽 서류가 필요한지는 결국 제출처가 요구하는 내용으로 정해집니다. 교통사고 후 불면증 한방
그렇다면 보험사가 원하는 서류는 무엇일까요.
진단서·진료확인서·상해진단서, 무엇이 다르고 얼마인가요?
보험사 제출용으로 흔히 쓰이는 서류는 일반진단서와 진료확인서입니다. 보건복지부 제증명수수료 고시는 2017년 9월 21일부터 서류별 상한 금액을 정해 두었습니다. 일반진단서 상한은 2만 원, 진료확인서는 3,000원입니다. 의료기관은 이 상한 안에서 수수료를 정합니다.
| 서류 | 주로 쓰이는 곳 | 고시 상한 금액 |
|---|---|---|
| 일반진단서 | 보험사 4주 초과 치료 확인, 직장 제출 | 20,000원 |
| 진료확인서 | 진료 날짜·횟수 확인 | 3,000원 |
| 통원확인서 | 통원 사실 확인 | 3,000원 |
| 상해진단서(3주 미만) | 상해 기간 표시, 수사·소송 자료 | 100,000원 |
| 상해진단서(3주 이상) | 상해 기간 표시, 수사·소송 자료 | 150,000원 |
| 후유장애진단서 | 치료 종결 뒤 장해 평가 | 100,000원 |
상해진단서(3주 이상) 상한은 일반진단서의 7.5배입니다. 거꾸로 보면 일반진단서는 그 금액의 약 13% 수준입니다. 제출처가 원하는 서류를 먼저 확인하면 필요 없는 고액 서류를 떼지 않아도 됩니다.
문제는 금액보다 시점입니다.
4주가 넘으면 왜 진단서를 내야 하나요?
2023년 1월 1일 이후 사고부터 자동차보험 제도가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금융위원회는 2021년 9월 30일 자동차보험 제도개선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경상환자가 4주를 넘겨 치료를 이어 가려면 진단서 등 진료기록을 보험사에 내야 합니다. 제출이 늦으면 4주 이후 치료비 지급보증이 멈출 수 있습니다.
금융위원회 자동차보험 제도개선 방안(2021년 9월 30일) 요지: 2023년 1월 1일 이후 사고의 경상환자가 4주를 초과해 치료받으려면 진단서 등 진료기록을 제출해야 한다.
과실이 있으면 치료비는 어떻게 나뉘나요?
2023년 1월 1일 이후 사고에서 경상환자(상해급수 12-14급)는 대인배상Ⅰ 한도를 넘는 치료비 가운데 본인 과실분을 본인 보험(자기신체사고·자동차상해) 또는 자비로 부담합니다. 중상환자(1-11급)와 보행자(이륜차·자전거 포함)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과실 비율이 적용되는 범위는 대인배상Ⅰ 한도를 넘는 치료비입니다. 대인배상Ⅰ 상해 한도는 국토교통부 소관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시행령에 급수별로 정해져 있습니다. 12급 120만 원, 13급 80만 원, 14급 50만 원입니다. 이 변경의 근거는 자동차보험 표준약관 개정입니다.
서류가 필요한 시점을 알았으니, 이제 순서를 날짜별로 보겠습니다.
사고 접수부터 진단서 제출까지 어떤 순서로 진행되나요?
보험사 사고접수번호를 받는 것이 첫 단계입니다. 의료기관에 접수번호를 알리면 자동차보험으로 진료가 시작됩니다. 진료비는 의료기관이 보험사에 청구합니다. 그 심사는 2013년 7월부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맡고 있습니다.
단계 1: 사고접수번호 확인 (사고 당일-다음 날)
상대 차량 보험사 또는 내 보험사에서 접수번호를 받습니다. 진료비 처리는 이 번호를 기준으로 보험사 안내를 따릅니다.
단계 2: 증상 기록 시작 (1주 차)
잠든 시간, 악몽이 있었던 날, 운전을 피한 날을 짧게 적어 둡니다. 두근거림이나 목·어깨 긴장도 날짜와 함께 남깁니다. 진단서에 적히는 경과는 이런 기록과 진찰 소견을 바탕으로 합니다.
단계 3: 필요 서류 확인 (3주 차)
보험사 담당자에게 서류 종류, 제출 기한, 발급비 처리 방식을 묻습니다. 4주가 되는 날짜를 달력에 표시해 두면 늦지 않습니다.
단계 4: 진단서 발급과 제출 (4주가 되기 전)
진단서에는 진찰 날짜, 증상, 진단명, 향후 치료 예상 기간이 들어갑니다. 원본을 낼지 사본이나 팩스로 낼지는 보험사마다 다릅니다.
단계 5: 치료 종결 시점 점검
증상이 남는다고 판단되면 합의 전에 후유장애진단서 필요 여부를 확인합니다. 고시 상한은 10만 원입니다.
순서를 지켜도 마음의 증상이 서류에 다 담기지는 않습니다. 진료 기록이 무엇을 남기는지도 알아 두면 좋습니다.
한방 진료 기록에는 어떤 내용이 남나요?
진찰에서는 수면, 두근거림, 근육 긴장의 변화를 함께 여쭤봅니다. 진단서에는 이 내용이 한방 진단과 함께 정리됩니다. 침, 한약 같은 한방 치료는 국토교통부 고시 자동차보험진료수가 기준 안에서 이뤄집니다. 사고 후 불안과 불면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으나 반응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한의원 기록이 모든 서류를 대신하지는 못합니다. 제출처가 외상후 스트레스장애 진단명을 요구하면 정신건강의학과 평가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두 진료는 병행할 수 있습니다.
이런 신호는 서류보다 안전이 먼저입니다
사고 장면이 계속 떠올라 몇 주째 출근이나 운전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스스로를 해치고 싶은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이럴 때는 서류 준비보다 안전이 먼저입니다. 2024년 1월부터 자살예방 상담전화는 109 하나로 통합되어 24시간 연결됩니다. 국가정신건강정보포털에서는 정신건강 위기상담전화 1577-0199 안내를 볼 수 있습니다. 위급한 상황이라면 응급실 내원이 우선입니다. 자동차보험 한의원 접수 절차
진단서를 떼기 전에 보험사에 무엇을 물어 두면 되나요?
서류 종류, 기한, 비용 처리가 먼저입니다. 같은 진단서라도 제출처에 따라 필요한 내용이 다릅니다. 아래 다섯 가지를 확인해 두면 다시 떼는 일을 줄일 수 있습니다.
- 제출할 서류: 일반진단서, 진료확인서, 상해진단서 중 무엇인가
- 제출 기한: 사고 후 4주가 되는 날짜는 언제인가
- 발급비 처리: 보험사가 처리하는지, 먼저 내고 청구하는지
- 상해급수와 과실 비율 산정은 어디까지 진행됐는가
- 원본만 받는지, 사본·팩스도 받는지
진단서는 사고를 증명하는 종이이기 전에, 지금 몸과 마음이 어떤 상태인지 적어 두는 기록입니다.

